한자와 갑골문

한자강의 3) 상(上), 하(下), 기(气), 걸(乞)의 갑골문

이칭맨 2017. 9. 12. 17:04


앞서 강의에 나온 ‘사람 인(人)’자는 사람의 모습을 형상화한 상형자이지만, 거기에다 '절반', '변화'와 같은 상징적인 요소를 가미한 형식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번에 소개할 글자는 추상적인 개념을 부호로 표현한 지사자(指事字)의 성격이 강합니다.



1) 위 상(上)

<상(上)의 갑골문>1


'위 상(上)'자는 긴 직선이나 곡선의 위쪽에 작은 선이 하나 더 그어진 모양입니다. 이는 무언가가 위쪽에 있다는 뜻도 되지만, 무언가 위쪽을 향해 나아간다는 동적(動的)인 움직임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그러한 예들은 앞으로 차차 알아볼 것입니다.


2) 아래 하(下)


<하(下)의 갑골문>2


'아래 하(下)'자는 '위 상(上)'자와 반대로 긴 직선이나 곡선의 아래쪽에 작은 선이 하나 더 그어진 모양입니다. 이는 무언가가 아래쪽에 있다는 뜻도 되지만 아래쪽을 향해 나아간다는 동적(動的)인 움직임으로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3) 기운 기(气), 빌다 걸(乞)


'위 상(上)'자와 '아래 하(下)'자가 서로 상하로 겹치면 다음과 같이 가운데에서 작은 직선을 공유하는 모양이 됩니다.

 

<기(气)의 갑골문>3


이것이 오늘날 우리가 기(氣)라고 하는 글자의 원형이 되는 글자인데, 갑골문에서는 기(气)자와 걸(乞)자가 같은 뜻으로 쓰였다고 합니다.


기(气)자는 무언가 아래에서 위로 올라가고 위에서 아래로 내려오면서 상하(上下)의 승강운동이 이루어지는 것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면 수증기가 상승하여 구름이 되고, 구름이 다시 비가 되어 내리는 것과 같은 순환을 의미합니다.



이미지출처 : pixabay.com


만일 수증기가 위로 상승하면 지상은 건조해지므로 물이 부족해서 물을 구하게 되니 여기서 무언가를 바라고 빈다는 뜻의 걸(乞)자에 의미가 나오는 것입니다. 그것이 물이라고 특정지워지면 그 옆에 물 수(氵)변을 붙여서 흘(汔)자가 만들어지는데 이 흘(汔)자의 의미는 물이 마르다는 뜻이 됩니다. 물이 마르니까(汔) 물을 바라고 구걸(求乞)하는 것이죠.



© 2017. 9  Joongho 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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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갑골문합집(甲骨文合集)》 6204正 [본문으로]
  2. 《갑골문합집(甲骨文合集)》 6204正 [본문으로]
  3. 《은허서계전편(殷墟書契前編)》 7.36.2 [본문으로]